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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6번 게시글
이용후기 스타놀이터
글쓴이 : 빈목도     작성일 : 2023-05-25     조회 : 31

푸하하하하! 봤냐? 이 자식들 쪼는 거?”

“으하하하, 쫄 수밖에 없잖소. 형님이랑 나도 예전에 그랬던 거 기억 안 나오?”

“뭔 소리야? 난 그런 적 없는데? 너만 쫄았겠지.”

“에이, 우리 첫 항해에서 미친 선장 새끼가 개지랄해서 난리 난 적 있었잖소. 그 새끼는 진짜로 조타수랑 칼부림까지 했지만. 아무튼, 그때 바짝 쫄아서 다리가 달달 떨리는 걸 내가 봤는데?”

갑자기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어깨동무하는 둘의 모습에 선원들이 멍청한 얼굴로 변했다.

둘은 그런 선원들을 보며 배를 잡고 뒹굴 기세로 정신없이 웃어댔다. 먼 옛날, 처음 배에 발 디뎠을 때를 떠올리면서.

“솔직히 그 배는 근본이 없었어, 근본이. 해적 노무 새끼들한테 근본 찾는 것도 웃긴 일이긴 한데, 어딜 두목 새끼 친척이라고 달랑 일 년 경력으로 선장을 달아? 선장을!”

“푸하하하, 형님! 그거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한다고 안 했수? 우리 애들 눈동자가 막 떨리는데?”

“어? 말해버렸나? 으하하하, 어쩔 수 없지. 자식들아! 쫄지마! 사정이 있어서 해적단에 몸담은 적도 있다만··· 해적질을 좋아서 한 적은 한 번도 없으니까.”

조반니는 문득 자신을 완전히 바꾼 4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언제나처럼 평범하게 해적질하러 탄 배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인생을 전부 바꿔줬다.

독기만 남아 버티고 또 버텼지만, 기약할 수 없는 복수의 날에 지쳐가던 인생.

평범한 무역선에서 서릿발처럼 차가운 눈으로 해적을 베어 넘기던 남자와의 만남은 기적이었다.

해적으로 살다가 복수도 못 하고 죽거나, 복수를 하더라도 끔찍하게 살해당하거나. 그나마 좋은 결말이라면 자살 정도나 있을까.

언제나 그의 인생은 그렇게 끝나리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삶이란 정말 우연히도 바뀌곤 했다.

그와 누이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황당하게 지옥을 살아야 했던 것처럼, 거기서 건져지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어? 저, 저기!”

“응?”

“조, 조, 졸리 로저다! 해적이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랜 게 무색하게도 눈동자가 마구 흔들리는 선원들을 보며 조반니가 피식 웃을 때였다.

까마귀 둥지에서 아래쪽 소란을 보며 실실 웃던 선원에게 기이한 광경이 보였다.

거의 마흔 척에 달하는 배가 검은 바탕에 흰 해골 깃발을 달고 이쪽으로 가까워지는 모습에 그가 눈을 몇 번 비볐다.

혹시 자기가 헛것을 보는 게 아닌가 싶어서.

전혀 아니었다. 눈을 아무리 비벼도 돛이란 돛을 모두 펼치고 이쪽으로 가까워지는 배들은 그대로였다.

그는 목이 터지라 외치기 시작했다. 제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해, 해적?”

“오, 아직도 해적이 남아 있었어? 미친놈들인가?”

3년 동안 안코나와 로란체의 무역선은 하나둘 대포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물론 군함에 돌아갈 물량만 해도 빠듯했기에 이쪽은 그리 빠른 속도로 바뀌지 않았다.

어쨌거나 싸우는 게 일인 배와 물건을 나르는 게 일인 배 중 무장이 중요한 쪽이 어딘지는 분명하니까.

하지만 동시에 무역선이라고 해도 항해하다 보면 한 번쯤 싸울 수밖에 없는 게 이 시대의 숙명이다.

부르는 게 값인 동대륙 특산물을 잔뜩 실은 대륙 간 무역선은 특히 더 그랬고.

그러니 빠듯한 처지에서나마 대포를 조금씩 배분할 수밖에 없었다.

해군이 알리아타 반도의 제해권을 지키는 창이라면, 대륙 간 무역은 그 창 쥘 사람들을 먹이는 곡식이었으니까.

“해적 놈들 미친 건 누구보다도 잘 알면서 쓸데없는 소리는 왜 하시오?”

“하긴! 그 새끼들이 좀 미치긴 했지!”

“서, 선장! 그렇게 여유 부릴 때가 아니에요! 서른 척이 넘는다고요!”

덕분에 지난 3년 동안 대륙 간 무역선을 노리다가 침몰한 해적선 숫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탑재한 대포의 숫자가 많지 않아도, 상대의 배를 직접 때려 부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명확했으니까.

당연히 해적들도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한동안 해적의 무역선 습격이 뜸해진 걸 보고 그렇게 판단했다. 아니었다.

아예 피해를 감수하고 대규모로 뭉쳐서 습격하기로 한 모양이었다.

조반니는 긴장감이 뚝뚝 묻어나는 스타놀이터 목소리에 껄껄 웃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녀석이라 그런지 뭘 모른다.

“삼백도 아니고, 달랑 서른? 뭣도 아니잖아!”

“예? 우린 달랑 네 척인데요? 정신 차리세요, 선장님!”

“등신아! 대포 가진 네 척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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